□ 국제통화체제(IMS)는 전세계 화폐 흐름을 지배하는 규범, 도구, 정책 및 제도를 총괄적으로 의미함.
- 국제교역과 자본거래를 용이하게 하고 규율하는데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국제통화체제의 주된 목적임
- 이에 더하여 각국 정부의 외환시장개입 수단과 외환보유고 보유수단을 제공하는 것도 목적임
□ IMF 정관 제1조는 현 국제통화체제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제시함. IMF 정관 제1조는 IMF의 목적을 제시하고 있으나, IMF 자체가 1944년 7월 22일 브레튼우즈에서 합의된 새로운 국제통화체제의 유지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IMF의 설립목적에는 새로운 국제통화제체의 목적이 포함되어 있음.
- 국제무역의 확대와 균형있는 성장, 높은 고용과 소득 수준의 유지, 모든 국가의 생산적 자원의 개발에 기여.
- 환율안정과 국가들간의 질서있는 환율체제 유지를 지원하고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방지.
□ 달러화에 대한 신뢰 문제
- 현 국제통화체제는 국제유동성에 대한 수요가 달러화를 중심으로 기축통화라고 불리는 소수의 준비통화의 공급을 통해 충족되는 통화기반 체제임.
- 즉 국제거래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통화가 동시에 가치저장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음
- 통화기반체제는 금본위제도와 같은 비통화기반체제에 비해 국제유동성에 대한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 하지만 통화기반체제는 준비통화에 대한 신뢰가 관건이며, 이를 위해 준비통화의 공급국은 통화의 구매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함
- 이상적으로는 준비통화 공급국은 전세계를 위한 공공재를 공급하는 입장에서 정책을 시행해야 함
- 하지만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시와 같이 준비통화 공급국인 미국이 국내 경기안정을 위해 통화가치 안정과 상충되는 정책을 취할 경우 준비통화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수도 있음.
□ 준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와 비대칭성
- 세계 무역 규모는 1994년 3.7조 달러에서 2008년 15.7조 달러로 4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국제 자본흐름도 1994년 0.5조 달러에서 2007년 3.4조 달러로 크게 증가하였음.
- 이에 더하여 신흥국을 중심으로 외환보유고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외환보유고도 1994년 1.5조 달러에서 2009년에는 7.5조 달러로 증가한 반면, 미국의 GDP는 1993년과 2008년 사이에 약 2배로 증가하는데 그쳤음.
- 결국 미국 경제규모의 성장이 전세계 유동성 수요의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세계 GDP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의 달러화가 전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5~70%에 달하는 비대칭성이 발생하고 있음.
□ 미국의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제약
- 달러화가 준비통화로 사용되는 현 국제통화체제는 미국의 국내 통화정책에도 제약요인으로 작용함.
- 미국이 경기부양이나 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통화팽창을 하는 경우 달러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음.
- 이와 같은 문제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의 연준이 양적완화를 시행하였고, 이와 같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미국의 국내경기 안정을 우선시하는 한편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가치하락에 대해서는 묵시적으로 방관하는 태도를 보임에 따라 더욱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음.
- 특히 외환보유고로서 달러화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신흥국들로서는 외환보유고 가치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크기 때문에 기축통화국의 재정 및 통화건전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음.
□ 글로벌 불균형과 신흥국의 환율관리
-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일본, 독일 등의 전통적인 경상수지 흑자국과 석유수출국 등은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반면 미국은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내는 글로벌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음.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불균형은 다소 완화되었으나 2010년에 들어서는 미국의 소비수요 감소와 달러화 가치하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을 보임.
- 미국은 그 원인으로 신흥국들이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시키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관리를 하기 때문이라 주장하고, 그 대표적인 대상으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중국을 지적.
- 경상수지 불균형 조절장치가 잘 작동되지 않는 상태에서 글로벌 불균형의 지속은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신뢰 유지와 미국의 대내균형 달성을 위한 통화정책 간의 상충문제를 심화시킬 것임.
□ 현행 국제통화체제에서는 외환보유고가 소수의 기축통화로 보유됨에 따라 신흥국들이 기축통화국인 선진국에 자원을 이전시키는 불공평한 결과를 낳음.
- 외환보유고는 미국 국채와 같은 달러화표시 자산에 낮은 금리로 투자가 되는 반면, 신흥국들은 경제발전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높은 금리에 국제금융시장으로부터 차입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신흥국으로부터 선진국으로의 자원 이전을 가져 옴.
- 또한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 없이 통화팽창을 할 수 있음.
□ 이와 같은 문제들은 이미 달러화를 준비통화로 사용하는 국제통화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트리핀의 딜레마가 보다 심화된 형태로 실현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음.
- 이런 점에서 Mandeng(2009)은 글로벌 불균형과 환율논쟁으로 대표되는 최근의 국제통화체제 문제를 ‘신 트리핀 딜레마’라고 부름.
□ 달러화에 대한 신뢰 감소는 현 국제통화체제하에서 자연스럽게 달러화를 다른 통화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가져올 것임
- 하지만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준비통화의 출현은 단기간 내에는 매우 어려움
- 아직 강력한 경쟁후보가 없기 때문임
- 제2의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이 높은 중국의 경우 2020년까지 인민폐의 국제화를 추진할 계획이어서 위안화가 준비통화로 부상할 수 있는 것은 그 이후의 일임.
- 유로화의 경우 회원국의 재정적자와 부채위기로 그 신뢰성이 의심을 받는 데다, 유럽 국가들이 유로화의 준비통화로서의 부상을 원하지 않고 있음.
- 역사적으로 볼 때 기축통화의 지위는 관성을 가지고 있어 기축통화 지위의 전환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림.
- 달러화에 대한 신뢰 감소가 한계점을 넘어설 경우 급격한 준비통화 대체가 발생할 수도 있는바, 이와 같은 급격한 준비통화 대체는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