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자 자산현황
2010년 한국은행의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체 자 산의 약 75%를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가구는 부동산 비중이 85%를 웃돌고 있습니다. 또 2011년 2월 한 투자회사가 은퇴 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자산의 80%가량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은퇴자산=부동산”이나 다름없어 대부분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전 재산인 상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은퇴자 대부분은 또다시 은퇴를 준비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부동산에 의지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부동산은 언젠가 오른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재산증식의 중심은 늘 부동산이었고 결과는 언제나 ‘
대성공’이었기 때문에 대출을 안고 집을 사지 않으면 바보취급을 당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 부동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험에 노출
하지만 부동산에 치우친 노후준비는 위험합니다. 최근 집값·땅값이 하락하 면서 굳건해 보이기만 했던 부동산 불패신화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자산 가 치 하락의 위험은 접어두고라도 무엇보다 부동산은 ‘유동성’이 부족합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일 때는 집을 팔려고 내놓아도 거래가 안 되고, 제 값 받고 팔려면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알 수도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집이나 땅 등 부동산은 있지만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없어 생 활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면 ‘부동산 거지’인 셈입니다. 아무리 많은 돈도 부동산에 묶 여 버리면 ‘그림의 떡’이나 다를 게 없어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 다.
◎ 노후의 자금관리 원칙은 ‘안정성’과 ‘원활한 현금 흐름’
그러므로 안정적인 노후와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는 부동산에만 의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재산이 많다고 노후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고, 필요 한 때 필요한 만큼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후의 자금관리 원칙은 ‘안정성’과 ‘원활한 현금 흐름’입니다. 무리하게 돈을 불리기보다는 안전하게 지키는 게 우선이고, 동맥경화처럼 현금 흐름이 막혀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 노후에는 연금이 효자
노후 준비의 기본은 연금입니다. 연금은 장기에 걸쳐 일정 금액을 적립한 다음 노후에 원리금을 매달 혹은 일정 기간에 걸쳐 쪼개어 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은퇴로 고정적인 수입이 뚝 끊긴 노후에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노후에는 “연금이 효자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매달 월급처럼 꼬박꼬박 통장에 생활비를 넣어주는 든든한 효자 노릇을 해 주기 때문입니다.
◎ 턱없이 부족한 노후 준비
그러나 현실은 너무 거리가 멉니다. 일전에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연금’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국민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보험에 가입해 있지만 개인연금 가입률은 22%에 불과합니다. 이 는 아직까지 연금에 대한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결과입니다.
실제 2013년 5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현재 1천만 명에 이르는 고령 인구 (55세~79세)의 평균 연금수령액은 39만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 중 상당 수가(36.4%) 월 평균 10만원 미만의 연금을 수령하고 있었습니다.
◎ 노후대비에서 연금은 선택이 아닌 필수
그렇기 때문에 연금의 비중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연금 은 장기간 돈을 묻어두어야 하는 만큼 단단히 결심이 필요합니다. ‘노후자금 ‘이라는 이름표를 붙여두고 최소한 10년 이상을 목표로 장기투자 한다는 각 오로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연금은 중도 해지하면 손해가 크므로 처음부터 무리하게 불입액을 정하기보다는 현재의 소득과 미래의 수입을 감안하여 점 차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노후 준비에서 연금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당장은 나가는 돈이 아 깝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젊은 시절 땀 흘려 준비한 연금은 훗날 노후의 안 정적인 삶으로 보답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