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통화제도, 고정환율제도, 변동환율제도의 개념과 이해
□ 현 국제통화체제에 있어서 환율제도는 변동환율과 환율관리(고정환율 포함)가 공존하고 있음.
- 다시 말해 환율이 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변동환율과 당국의 정책에 의해 결정되는 환율관리가 공존하고 있는데, Padoa-Schiopa(2010)는 이를 시장과 정책의 공존이라 부름.
- 이에 따라 환율제도에 대해서는 모든 국가가 금본위제도와 같은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거나 세계 단일통화를 도입하는 방안과 모든 국가가 자유변동환율을 채택하는 방안의 두 극단적인 환율제도가 제안됨.
1) 단일통화제도 및 고정환율제도
□ 전세계 국가들이 단일통화를 채택하거나 금본위제도를 포함한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음
- 고정환율체제나 단일통화체제는 Mundell(1961)과 Cooper(1984) 등에 의해 제안되었음.
- 그러나 이와 같은 체제는 전세계가 최적통화지역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재정위기에서 보듯이 국가간 생산성 및 경쟁력에 차이로 인한 불균형을 해소시킬 수 있는 장치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음.
- 유로화 사용 국가들 간에도 경제여건의 차이로 재정위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전세계 국가들 간의 경제여건의 차이는 훨씬 더 큼.
2) 변동환율제도
□ 변동환율제의 전면적인 실시 역시 현 국제통화체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임.
- 자유변동환율제도는 환율의 조정에 의해 각국의 국제수지가 균형을 달성하도록 함으로써 글로벌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 그러나 외환시장이 외환의 수급 균형 나아가 국제수지 균형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제대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됨.
- 외환시장은 참여자의 비합리성, 거품, 패거리 행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불완전한 시장이며, 이로 인한 불균형은 오랜 기간동안 지속될 수도 있음.
-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Calvo and Reinhart(2002)는 실제로 많은 신흥국들이 자유변동에 대한 두려움(fear of floating)을 보이고 있음 즉 명목상으로는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이 지나치게 크게 변동하지 않도록 관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함.
- 시장이 어느 정도 기초여건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고 해도 시장은 불균형을 부분적으로만 해소할 수 있을 뿐임
․ 사실 외환시장의 역할은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에 불과함.
․ 불균형의 완전한 해소는 불균형을 초래한 정책이 시정됨으로써만 가능함.
□ 변동환율제도의 전면적인 채택은 현 국제통화체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실현 불가능할 것으로 보임.
- Padoa-Schioppa(2010)는 모든 국가가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하도록 규칙을 정하고 시행하는 것은 각국의 통치권에 제약을 가하는 것과 같으며, 고정환율제도의 채택보다도 더 강한 규칙의 준수를 요구하는 셈이 되므로 사실상 정치적으로 채택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함.
3) 중간 환율제도
□ 새로운 국제 환율체제의 모색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음
- 앞서 논의된 바와 같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어떤 환율체제가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견일치가 이루어지지 못함.
- 각국도 자신의 행동을 구속하는 초국가적인 질서의 출현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는 경향이 있음.
- 현 체제가 계속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체제를 모색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함.
- 앞으로도 G20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제통화체제에 대한 논의의 일환으로 글로벌 환율체제에 대한 논의가 계속될 것이나 고정과 자유변동의 양 극단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임.
- 하지만 새로운 해법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현 체제의 우월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 결국 새로운 환율체제는 고정과 자유변동의 양 극단이 아닌 중간 형태의 환율제체가 될 가능성이 높음.
- 중간 환율제도에서는 환율이 시장과 정책에 의해 결정될 것임.
- 가장 전형적인 중간 환율제도인 ‘조정 가능한 고정환율제도’는 역사상 두 차례 채택된 적이 있음.
- 1950년부터 1970년까지의 브레튼우즈 체제와 1979년부터 1998년까지 유지된 유럽의 목표환율대제도임.
- 이 두 환율체제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해당 지역의 환율과 통화에 있어서 질서를 유지시켜 주었음.
- 이 두 환율체제의 경험은 국가들이 자국 화폐의 대외 가치의 유지를 위한 규칙 준수의 부담을 함께 공유할 때 환율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 줌.
□ 새로운 국제 환율체제는 다음의 두 가지 원칙을 실현시킬 수 있어야 함.
- 환율은 기초여건에 부합되는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하는데, 이는 기초여건에 의한 환율의 움직임에 대해 지나치게 인위적인 개입을 해서는 안 됨을 의미함.
- 기축통화(세계 준비통화)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함.
□ 사실 세계는 사전에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중간 환율체제에 있다고도 할 수 있음.
- 새로운 환율체제의 모색이 어렵고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중간 단계로서 현행 환율체제 하에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함.